서울식물원 ‘곰 세 마리’ 조형물 철거 논란…‘저출생 조장’ 민원의 파장은 어디까지?
2025년 4월 말,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에서 설치되어 있던 ‘곰 세 마리’ 조형물이 자진 철거된 사실이 알려지며 큰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조형물은 **동요 ‘곰 세 마리’**를 형상화한 것으로,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이 함께 나란히 서 있는 형태였습니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친근감을 주는 조형물이었지만, ‘저출생을 조장한다’는 민원이 제기되며 철거로 이어졌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조형물 철거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표현의 자유, 민원의 기준, 가족 다양성, 공공기관의 대응 방식 등 다양한 사회적 쟁점이 얽혀 있는 만큼, 이번 논란을 둘러싼 배경과 반응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 ‘곰 세 마리’ 조형물의 철거, 그 시작은 민원 한 통
서울식물원에 따르면, 조형물은 2019년 서울식물원 개장 이후 어린이정원 인근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동요 ‘곰 세 마리’는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이라는 가사로 친숙하며, 한국에서 유아 교육용 콘텐츠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 시민이 ‘곰 세 마리 조형물이 전통적인 가족 구성만을 이상화하고 있으며, 이는 다양성을 해친다’는 취지의 민원을 서울식물원 측에 접수했습니다. 특히 “세 자녀가 있는 형태를 정상적인 가족상으로 제시하는 것은 오늘날 저출생 시대에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함께 제기되었다고 전해졌습니다.
서울식물원 관계자는 “사회적 민감성을 고려해 내부 논의 끝에 조형물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서울시 내부에서도 보고가 된 사항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조형물이 명백한 법령 위반이나 공공 질서 해침과는 거리가 멀어, ‘민원 한 통으로 공공 조형물이 사라지는 게 정당한가’는 논쟁이 일파만파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 시민들 반발…“지나친 검열”, “정치적 올바름의 폭주”
조형물 철거 사실이 언론 보도와 SNS를 통해 알려지자,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와 기사 댓글에는 다음과 같은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 “이젠 동요도 마음대로 못 부르냐?”
- “민원 하나로 철거라니, 서울시는 예술 표현을 너무 쉽게 포기한 것 아닌가.”
-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아무도 만족 못 시키는 행정.”
- “정작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건 육아비용과 복지이지, 곰 인형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과잉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즉, 소수의 목소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다수의 문화 향유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공공장소는 모두를 배려해야 하므로, 특정 가족 구성만을 이상화하는 조형물은 문제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시각이 충돌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철거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 가족 구성의 다양성과 공공 조형물의 역할
최근 한국 사회는 1인 가구, 비혼주의, 동거 가족, 무자녀 부부 등 가족 구성의 다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의 1인 가구 비율은 2023년 기준 35.3%에 달하며, 전통적인 핵가족 형태는 이미 과반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공공장소에 세워지는 조형물이나 콘텐츠들이 보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표현물의 ‘철거’라는 극단적 대응보다는 ‘보완’이나 ‘다양한 상징 추가’ 등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목소리가 큽니다. 예를 들어, 곰 세 마리 조형물 옆에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상징하는 다른 조형물을 추가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었습니다.
🧭 서울시는 왜 성급한 결정을 내렸나?
서울시 및 서울식물원 측은 해당 민원에 대해 “사회적 다양성과 민감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철거에 대한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인 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이 시민들의 불만을 키운 요소입니다.
특히, 해당 조형물은 서울시 예산이 투입된 공공 콘텐츠로, 2019년 설치 당시에도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철거 역시 비슷한 절차와 검토가 뒤따라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민원 대응 기준의 명확화’를 요구하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 마무리: 사회적 포용과 표현의 자유, 균형 잡힌 시선이 필요하다
서울식물원의 ‘곰 세 마리’ 조형물 철거는 단순한 미관 개선이나 안전 문제 때문이 아닌, 사회적 메시지 해석 차이에 따른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민감성, 그리고 포용성이라는 가치들이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소수의 민원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공공 정책은 그 영향력을 고려해 보다 심층적이고 다수 시민의 의견을 반영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모든 문화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불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철거된다면, 우리 사회는 점점 표현의 다양성과 창의성, 그리고 열린 토론의 장을 잃어갈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민원과 행정, 문화와 표현 사이의 균형점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곰 다섯 마리로 저출생이 없어지나?궁금하네요...